기업협업 첫 출근날. 정확히 말하면 초행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가는 상암이라 서둘러 나왔다. 간밤에 잠을 설쳐서 6시 반까지 일어나는 게 고역이었다. 일찌감치 도착해서 로비에서 기다리다 25분쯤 올라갔는데 아무도 없어서 문 밖에서 서성이다 들어갔다. 내일부터는 그냥 딱 맞춰서 와야지.
협업 나간 회사에는 개발팀 자체가 없어서 우리가 알아서 방법을 찾고 방향을 정해야했다. github team 생성부터 하나하나 우리끼리 했는데 뭐든 처음 해보는 것이고 ‘회사에서 하던 방식’이라는 게 없어서 모든 면에서 난감했다. 웹을 만들어야 하는지 앱을 만들어야 하는지도 몰랐다가 팀장님과 이야기를 더 나눈 뒤 앱을 원하신다는 걸 알았다. 프론트에서도 리액트 네이티브를 다시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고 백엔드에서도 이왕이면 django rest framework를 쓰는 게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. 가이드를 주는 사람도 없고 모르는 걸 물어볼 수 있는 사람도 없어서 마음이 많이 어지러웠다.
일단 우리끼리 모델링을 다시 짜볼까 싶어서 앱 구조를 분석한 뒤 기존 데이터베이스를 요청드렸다. 덤프 파일을 받고 테이블 구조를 대강 훑었는데 서비스 확장을 고려하고 만든 테이블인지 테이블 당 필드 수가 어마어마했다. 직방 개별 매물 테이블 수준 정도. 일단 구조는 그대로 가져가기로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drf 자료를 찾아가며 공부했다. 오랜만에 먼 길을 여행(?)했고 하루종일 긴장하고 있던 탓인지 집에 가는 길에도 꾸벅꾸벅 졸고 집에 와서도 시름시름 졸았다. 아직은 너무나 막막하지만, 부지런히 배워서 한 달 간 유의미한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.